목 차
심잘을 울리는 비트
재즈 리듬을 재정의한 드러머들
록 비트의 무게를 정의한 인물들
심장을 울리는 비트: 록과 재즈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전설의 드러머
드럼은 단순히 박자를 세는 악기가 아니라, 음악의 생명력을 결정하는 ‘심장’이다.

드럼이 단순히 박자를 세는 악기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중학교 2학년 때 Led Zeppelin의 〈When the Levee Breaks〉를 처음 들으면서 그 편견이 완전히 깨졌습니다. John Bonham의 킥 드럼이 스피커를 통해 쿵쿵 울려나올 때, 그건 박자가 아니라 제 가슴을 직접 두드리는 물리적 압력이었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음악을 들을 때 멜로디보다 먼저 드럼을 듣게 됐습니다.
록과 재즈 역사에서 비트를 지배한 드러머들은 단순한 연주자가 아니었습니다. 이들은 리듬의 정의를 바꾸고, 장르의 방향을 새로 그은 창조자들이었습니다.
재즈 리듬을 재정의한 드러머들
Buddy Rich의 테크닉을 보고 “저게 사람 손으로 가능한 속도인가” 싶었던 분들이 많을 겁니다. 저 역시 처음 그의 연주 영상을 봤을 때 프레임 속도를 의심했습니다. 믿기 힘든 속도와 정확성, 양손과 양발의 완벽한 독립성은 지금 봐도 경이롭습니다. 빅밴드 시대를 대표하는 그의 드럼 솔로는 그 자체로 하나의 완결된 공연이었습니다.
다만 일부에서는 Rich의 화려한 기교가 음악의 본질보다 테크닉 과시에 가깝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실제로 빅밴드라는 집단적 맥락 없이는 그의 연주가 완성되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드럼이 주연 악기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 자체를 그가 증명했다는 점에서, 테크닉은 과시가 아니라 필연이었습니다.
Elvin Jones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재즈를 바꿨습니다. 대학 시절 재즈 동아리 선배가 John Coltrane 콰르텟 영상을 틀어놓고 “이 사람은 시간을 연주한다”고 말했던 게 기억납니다. 처음엔 무슨 소린가 싶었는데, 반복해서 듣다 보니 그의 폴리리듬이 단순한 4박이 아니라는 걸 체감했습니다. 스윙의 미묘한 밀고 당김 속에서 드럼은 멜로디를 받치는 게 아니라 색채 자체를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Tony Williams는 10대에 이미 재즈의 미래가 된 천재였습니다. Miles Davis 밴드에서 보여준 그의 파격적 어프로치는 재즈 퓨전의 출발점이 됐다고 평가받습니다.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과감히 해체했던 그의 시도는, 드럼이 시대를 앞서갈 수 있음을 증명한 상징적 사례입니다.
록 비트의 무게를 정의한 인물들
John Bonham은 록 드럼의 파워와 무게를 완성한 인물입니다. Led Zeppelin의 음악에서 그의 드럼은 단순한 반주가 아니라 곡의 중심축이었습니다. 압도적인 그루브와 독특한 킹 패턴은 지금도 수많은 후배 드러머들의 교본으로 남아 있습니다. 제가 직접 공연장에서 Zeppelin 트리뷰트 밴드를 봤을 때, 드러머가 보넘 스타일로 킥을 밟는 순간 관객 전체의 심장 박동이 그 리듬에 맞춰지는 걸 느꼈습니다.
Keith Moon은 반대로 통제보다 폭발을 선택한 드러머였습니다. The Who의 음악에서 그는 박자를 지키기보다 곡 전체를 몰아붙였습니다. 혼돈에 가까운 연주 방식이 오히려 밴드의 에너지를 극대화했다는 점에서, 드러머가 무대 위 퍼포머이자 엔터테이너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케이스입니다.
Ginger Baker는 록에 재즈의 복잡한 리듬을 본격적으로 이식한 혁명가였습니다. Cream에서 보여준 폴리리듬과 즉흥 연주는 당시 록 음악의 한계를 넘어섰습니다. 드럼을 단순한 백비트 악기가 아니라 독립적인 표현 도구로 끌어올린 그의 접근은, 록 드러머가 진정한 의미의 연주자가 될 수 있음을 처음 증명했습니다.
Neil Peart는 록 드럼의 지성과 서사를 동시에 책임진 인물입니다. Rush의 음악에서 그는 복잡한 리듬 구조와 완벽에 가까운 테크닉을 구현했습니다. 저는 대형 스크린으로 그의 라이브 영상을 봤을 때, 드럼 솔로가 거의 건축물처럼 느껴졌습니다. 층층이 쌓여 올라가는 리듬 구조가 무너지지 않고 완성되는 걸 보면서, 드럼이 감각을 넘어 지적 설계가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일부에서는 위대한 드러머의 기준을 기술과 영향력 중심으로만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저는 감성적 공감 능력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청중이 몸으로 반응하게 만드는 힘이 있어야 전설로 남습니다. 실제로 힘든 날에는 재즈 드러머들의 유연한 리듬을 들으며 호흡을 고르고, 에너지가 필요할 때는 록 드러머들의 강한 백비트를 일부러 크게 틀어놓는 게 제 습관이 됐습니다.
좋은 비트는 귀가 아니라 심장을 먼저 울린다는 말에 동의합니다. 다만 그 심장은 드러머 혼자의 박동이 아니라, 밴드 전체가 함께 만들어낸 집단적 리듬이라는 점을 함께 바라본다면 더 입체적인 평가가 될 것입니다. 전설적인 드러머란 결국 그 집단의 심장을 음악으로 남긴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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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jbunkakenkyusyo.tistory.com/entry/심장을-울리는-비트-록과-재즈-역사상-가장-위대한-전설의-드러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