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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잭스윙(New Jack Swing)의 탄생, 전성기, 유산과 부활

by 브라이언 양 2025.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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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잭스윙 관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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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 뉴잭스 윙의 탄생 : 힙합과 R&B의 충돌에서 시작된 새로운 흐름
2. 뉴잭스 윙의 전성기 : 마이클 잭슨에서 보이스 투 멘 까지 
3. 유산과 부활 : 뉴잭스윙이 남긴 것들 

 

 시작하기 앞서 : 

흑인 대중음악의 사운드를 근본적으로 바꿔 놓은 혁신적 장르의 탄생과 유산

한 시대의 음악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서 새로운 문화의 물결을 일으킬 때, 우리는 그것을 '혁신'이라 부른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전 세계 흑인 음악계를 휩쓸었던 뉴잭스윙(New Jack Swing)은 그러한 혁신의 중심에 있었다. 흑인 대중음악의 사운드를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던 이 장르는 힙합의 비트 위에 R&B의 감성을 덧입히며, 새로운 시대의 문을 활짝 열었다.

1. 뉴잭스윙의 탄생: 힙합과 R&B의 충돌에서 시작된 새로운 흐름

1980년대 중반, 흑인 대중음악의 두 거대한 줄기는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었다. 하나는 전통적인 R&B와 소울의 계보를 잇는 감성적이고 멜로디 중심의 음악, 또 하나는 거리에서 태어난 힙합의 리듬과 랩이었다. 당시까지 이 둘은 뚜렷하게 구분되었고, 서로 교차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새로운 세대는 이 둘의 경계를 넘어서기를 원했고, 그 움직임의 선봉에 선 인물이 있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테디 라일리(Teddy Riley)였다. 1967년 뉴욕 할렘에서 태어난 그는 10대 시절부터 프로듀서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았고, 음악 장르 간의 융합에 천부적인 감각을 보여주었다.

New Jack은 80년대 당시 '새내기' 혹은 '신세대'를 뜻하는 속어였고, Swing은 재즈에서 유래한 리듬감을 의미한다. 이는 곧 새로운 시대의 그루브, 신세대의 리듬이라는 상징이기도 했다.

테디 라일리가 프로듀싱한 키스 스웻(Keith Sweat)의 1987년 데뷔 앨범 Make It Last Forever는 뉴잭스윙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앨범의 대표곡 "I Want Her"는 힙합의 리듬감과 R&B의 멜로디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전형적인 뉴잭스윙 사운드를 선보이며, 빌보드 R&B 차트를 휩쓸었다.

이어 그는 자신의 그룹 가이(Guy)를 결성해, 더욱 정교하고 강렬한 뉴잭스윙 사운드를 전개했다. "Groove Me", "Teddy's Jam" 같은 곡들은 당시 클럽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청춘의 열기를 그대로 담은 사운드로 뉴잭스윙을 하나의 '젊음의 언어'로 자리매김시켰다.

2. 뉴잭스윙의 전성기: 마이클 잭슨부터 보이즈 투 멘까지

뉴잭스윙 황금기 (1989-1994)

이 시기 뉴잭스윙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미국 팝 음악의 주류로 자리 잡았고, 수많은 R&B 스타들이 이 장르를 기반으로 등장했다.

무엇보다 이 흐름의 확장을 이끈 대표적인 인물은 바로 마이클 잭슨이었다. 그는 1991년 발표한 앨범 Dangerous에서 테디 라일리와 협업을 통해 뉴잭스윙 사운드를 대거 도입했다. 이 앨범은 이전 퀸시 존스와 함께한 작품들보다 한층 리듬 중심적이고 전자적인 사운드를 특징으로 했다.

"Remember the Time", "Jam", "In the Closet" 등은 뉴잭스윙이 단지 흑인 음악계에 국한되지 않고 팝의 중심으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곡들이다.

이와 함께 R&B 보컬 그룹의 부흥도 뉴잭스윙의 성공에 큰 몫을 했다. 보이즈 투 멘(Boyz II Men)은 감미로운 하모니와 뉴잭스윙 기반의 리듬을 조화롭게 결합하며,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Motownphilly"는 그 대표적인 예다. 또 다른 그룹 벨 비브 드보(Bell Biv DeVoe)"Poison"을 통해 힙합적인 스타일과 보컬 하모니를 결합한 새로운 매력을 선보였다.

이 시기에는 드라마와 영화도 뉴잭스윙과 손을 맞잡았다. 대표적으로 윌 스미스가 주연한 시트콤 The Fresh Prince of Bel-Air의 주제곡과, 에디 머피 주연의 영화 Boomerang의 사운드트랙이 그러하다. 이들은 뉴잭스윙을 단순한 음악을 넘어 생활 문화의 일부로 만들었다.

3. 유산과 부활: 뉴잭스윙이 남긴 것들

1990년대 중반 이후 힙합과 R&B의 흐름은 빠르게 변화했다. 힙합은 더욱 날카롭고 거친 갱스터 랩(Gangsta Rap) 중심으로 흘러갔고, R&B는 느리고 분위기 있는 '슬로우 잼'과 '네오소울' 계열로 이동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뉴잭스윙은 점차 주류의 자리에서 밀려났고, 그 화려했던 시절은 서서히 저물어갔다.

하지만 음악적 영향은 여전히 살아 있다. 뉴잭스윙은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현대 R&B의 기초를 마련했으며, 장르 간 융합이라는 개념을 실현시킨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 테디 라일리가 개척한 사운드 구성 방식—리듬 중심의 비트, 세련된 신시사이저, 복잡한 보컬 편곡—은 이후의 수많은 프로듀서들이 참조하는 기준이 되었다.

2000년대 이후에도 뉴잭스윙은 종종 '레트로'라는 이름으로 되살아났다. 브루노 마스(Bruno Mars)"Finesse", 저스틴 팀버레이크The 20/20 Experience 등은 뉴잭스윙적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대표적인 예다. 특히 브루노 마스와 앤더슨 팩(Anderson .Paak)의 프로젝트 Silk Sonic은 뉴잭스윙과 70년대 소울을 결합해 시대를 초월하는 음악을 선보였다.

한국의 K-pop에서도 이 흐름은 이어진다. 샤이니의 태민, NCT 127, 세븐틴 등은 각각 뉴잭스윙의 리듬과 편곡을 응용해 복고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사운드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2020년대 들어 뉴트로 열풍이 다시금 불면서, 80~90년대 음악의 감성을 차용한 뉴잭스윙 스타일의 곡들이 국내외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마치며

 

뉴잭스윙은 단순한 장르를 넘어, 하나의 시대 정신을 담고 있었다. 리듬과 멜로디가 맞닿은 그 지점에서 새로운 문화가 태어났고, 젊음의 열정과 흑인 문화의 자부심, 실험정신이 함께 춤을 췄다.


지금은 주류 무대에서 물러난 장르일지 몰라도, 그 사운드와 스타일은 여전히 음악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다. 우리는 가끔 어떤 리듬을 들었을 때, 설명할 수 없는 반가움과 그리움을 느낀다. 그건 단지 음악 때문이 아니라, 그 음악이 품고 있던 시대의 공기와 감정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뉴잭스윙은 그런 음악이다. 한 번 들으면 몸이 먼저 반응하고,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고개를 든다. 리듬은 지나가도, 감성은 영원히 남는다. 뉴잭스윙은 그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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